남편의 수다
시간밥 먹는 옆지기 덕분에 이른저녁 끝내고 일일 드라마 보는데
어쩔려고 옆에 앉아서 잠깐 들여다 보더니
"아니 왜 저러는거야"???
"그거 쟤 언니가 못되먹어서 그래"!!
알아들은척 하더니 다시 입을 달싹 하면서 "저건~~!!??
내가 아무말도 안했는데 내 눈초리가 뒤통수에 걸리는걸 눈치 챘는지
"또 욕 먹을라 , 안물어 볼께"!!~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나도 모르게 빵 터졌습니다
요즘 하도 수다스럽고 묻는병이 생겨 계속 옆에서 성가시게 하는바람에
좀 까칠하게 몇번 면박을 줬더니 눈치가 보이는 모양 입니다
"옆에 서 말하는거 들어주기 얼마나 힘든줄 알어"? 그러면
"말도 못해"? 하면서 "알았어 이젠 안물어 볼께"!!
그렇지만 둘이 사는데 누구랑 말을 하겠습니까
워낙 얘기하는거 좋아하고 가끔씩 생각지도 못한 유머도 한마디씩 해서
웃을수 있게 하니 심심치는 않지만 그래도 그렇지 옆에 딱 붙어앉아서
종편 틀어놓고 정치인 이름 들먹이며 이런저런 설명 하는거 딱 질색이라
그럴땐 슬그머니 일어나서 컴퓨터 하러 방으로 들어갑니다
드라마는 도통 이해를 할수 없다고~
다큐멘터리도 같이 앉아 보면서도 방송과 똑같이 설명을 해 줘야하고
그러다 짜증나면" 자기 귀 잘 안들려"? "말귀를 못알아 먹겠어"?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동 반사로 튀어나오는 말에
아무리 너그러운 남자라도 화가 날법 하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넘어가 줍니다
오늘같이 추운날 출근해서 고생하는거 안타깝고 걱정 스러운데
전화왔습니다...너무 춥다고...
새벽에 퇴근하면 뜨끈한거 만들어 줘야 겠습니다
나이들어 집에만 있는것도 여러가지 불편한게 많을텐데
아직은 직장인으로 월급 받아오니 잘 해줘야지요...
평생 건강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해 고생 하는 마누라
내가 너무 빨리 떠나면 혼자는 못살것 같다며
골골 거리는 나한테 가끔씩 하는말
" 에혀 마누라가 이렇게 허약하니 어떻게 독립운동을 같이 하겠어"?!!
자기가 보기도 너무 딱해 보이는 모양 입니다
그럴땐 그냥 웃어줄수 밖에 없는 내 가슴이 시립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살아집니다
점심에 단호박 찹쌀죽 끓여서 한대접 먹었는데 부석부석 한게
좀 불편합니다
소금간도 안했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잘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지겠지요
요즘은 수면제 덕분에 그래도 잠을 좀 자니 컨디션이 좀 나은것 같습니다
온 몸이 유리로 만들어진것 처럼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남은세월 깨지지 않게 조심하며 살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