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부재
지난 2월 18일 새벽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 아버지가 돌아가신거 같아 어디다 연락하지"~?
남동생의 다급한 목소리에 "119에 연락 해야지"~
왜 갑자기....?
전날 저녁 대구사는 여동생 전화와서 아버지 요즘 많이 않좋으시냐고
오빠가 전화 와서 다녀가라 했다며 소식 묻길래 별일 아닐거라고
허리수술 두번 받으시고 그 후유증으로 걷지못하신지 십여년
그러면서 부모자식간에 피로도도 많이 쌓였던 터라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노인네들 그래도 금방 안돌아가셔, 걱정말고 시간날때 다녀가" 그랬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날 투석 받으러 갔습니다
투석 받으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나는 살아보겠다고 이러고 있나
생각하니 한심하기도 하고 이렇게 라도 살아야 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시고 정신없이 장례치르고 삼우재 까지 치르고 났는데도
아직도 아버지 돌아가신게 실감이 안납니다
두분이 아웅다웅 하시면서 거의 칠십여년이나 함께 하셨는데
아버지의 빈자리가 이렇게 클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혼자남은 우리엄마 역시 척추 협착 증으로 아버지 처럼 잘 걷지못하시고
통증때문에 마약성 진통제 까지 드시는데 용량이 점점 늘고 약간 치매 증상까지
보이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안계시니 자식들이 번갈아가며 옆에 있어야 됩니다
하루종일 보따리 풀렀다 쌌다 하는게 일상이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으십니다
아버지 계실때는 요양보호사가 여섯시간 돌봐 드렸지만
아버지 안계시니 세시간으로 줄어서 개인적으로 부탁해서 하루 일곱시간 보호 받고 계십니다
우리 집으로 가시겠는가 물으니 "난 여기서 꼼짝 하지 않을거야"!! 하십니다
내 상황도 녹록지 않고 동생들도 다 상황이 있으니 엄마상태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됩니다
그동안 불편한 몸으로 엄마옆을 지키시느라 고생 하신 아버지
그 큰 그늘의 부재에 자식들은 많이 혼란 스럽습니다
팔십세 중반이신 우리엄마
누구든 아프면 그 고통을 대신 할수 없으니 마음만 아프고 때때로 짜증도 나고 그렇지만
법륜스님 말씀처럼 한 삼년만 아프면 자식들이 정을 다 뗀다고 하는 말에 공감 한지 한참 전 입니다
환자가 되면 나도 모르게 짜증도 나고 또 부모입장이면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아픈 부모에 대해 그리 무관심 하냐고 섭섭해 하실때 내 입장을 먼저 이해 못해주는
부모님이 원망 스럽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이세상에 안계시니 엄마의 마음은 더 허전 하실테고
당신의 거취도 많은 생각을 하실테고 하나 뿐인 남동생도 척추수술 날자 예약하고 왔는데
당신 집에서 안 움직이겠다고 고집이신 우리 엄마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많습니다
치매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실테고 혼자 집에 두고 다닐수도 없는상황이니...
효 불효를 떠나 모두 바쁘고 생업을 접기가 말처럼 쉽지 않으니 형제들이 모여
중지를 모아야 하겠지요
아버지 산소에서 엄마의 한마디" 난 따뜻할때 당신 따라 갈테니 자리 잘 잡아놓고 있어요"!!
하루의 절반 정도는 바른 정신으로 계시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돌아가신 아버지 보다 더 걱정 스러운 우리 엄마
나도 가야할 길인데 아이들 신경 쓰게하면 안되는데...
그런 걱정 앞세우는 내 마음이 엄마의 마음과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통증 때문에 너무 고생 하지 마시고
편안해 지셨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습니다
불효가 막심하지만 말이지요~~